떠나가는 것들

2025.03.20 18:04

charlie1024 조회 수:5

모든 것들은 시간이 흘러 결국은 떠나간다.

 

그것을 역시나 유한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우리는 결국 언젠가 떠나간다. 그러나 그것을 경험해본 자는 없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인간의 인격을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그것을 그 인격 자체로서 볼 수 있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끔 우리는 세상을 뜨는 자에게 '안타깝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돈다. 세상은 굴러간다.

 

내 존재가 세상에서 그렇게까지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가치는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개인 없이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따금 보는 언론 기사에서 혼자 돌아가신 분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항상 사람들은 '혼자 떠나가는 것이 안타깝다'고들 말한다.

 

알지 않나.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사람이고, 그와 동시에 가장 미울 수밖에 없어 살기 싫은 것 역시 사람이라는 것을.

 

떠나가는 것들은, 사라진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은 사라진다. 그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무언가가 유지된다는 것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고, 스러져가는 것들 속에서 무언가가 비정상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관계성에서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존재는 그 자체로 귀중하고, 관계는 그 자체로 소중하다. 존재가 귀중하기에, 떠나가는 것 즉 사라지는 것 역시 귀중하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어야 아름다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생명체로서 끝을 맞이하는 것은 아주 두려운 일일 것이나, 내가 쓰는 이야기는 좋든 싫든 죽어야 끝나는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조차도 아름다운 것이다.

 

굳이 이른 죽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게 흐름이 되어서도 안 된다. 개인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그게 흐름이 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존재가 있다면 사라짐도 있어야 결국은 균형이 맞는다.

 

아직 떠나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 좀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자. 생각하기 굉장히 어려운 개념이지만, 이런 생각은 굳이 빠르거나 강박되게 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우리가 직접 느끼지 못하는 것에, 다급함을 가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게 바로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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